블로그를 성실하게 운영해 온 마케터가 가장 자주 겪는 상황이 있습니다. 글은 마흔 편, 예순 편 쌓였는데 유입 그래프는 거의 평평합니다. 이때 대부분 “아직 양이 부족한가” 하고 더 씁니다. 그런데 백 편이 되어도 같은 그래프인 경우가 많습니다.
양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. 워드프레스는 글을 쌓는 데 아주 좋은 도구이고, 그 위에 구조를 얹는 기능도 이미 전부 갖고 있습니다 — 다만 기본값이 “일단 쌓기” 로 되어 있을 뿐입니다.
글이 쌓여도 유입이 늘지 않는 이유
검색엔진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. 서로 연결되지 않은 글 예순 편은 예순 개의 독립된 문서입니다. 각각이 혼자서 순위를 다투고, 사이트 전체가 어떤 주제에 밝은지는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습니다.
반대로 같은 예순 편이 주제별로 묶여 서로를 가리키고 있으면, 그것은 주제 하나를 여러 각도에서 다룬 한 덩어리로 읽힙니다. 방문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— 한 편을 읽고 나서 다음에 읽을 것이 눈앞에 있으면 체류가 이어지고, 없으면 그 자리에서 끝납니다.
필러와 클러스터 — 넓은 글 하나, 좁은 글 여럿
가장 널리 쓰이는 구조가 필러(pillar)와 클러스터(cluster)입니다. 이름은 거창하지만 형태는 단순합니다.
필러는 “워드프레스 성능 최적화” 같은 넓은 주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는 글입니다. 깊이보다 지도가 목적이라 각 항목을 짧게 설명하고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로 넘깁니다.
클러스터는 그 지도의 한 칸을 깊게 파는 글입니다. “이미지 용량을 줄이는 법” 처럼 구체적인 질문 하나에만 답합니다. 검색 유입은 대부분 여기로 들어옵니다 — 사람들은 넓은 말이 아니라 자기 문제의 정확한 말로 검색하기 때문입니다.
연결은 반드시 양방향입니다
여기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빠지는 부분입니다. 필러에서 클러스터로 내려가는 링크는 대개 잘 만듭니다. 목차처럼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. 그런데 클러스터에서 필러로 올라가는 링크를 빠뜨리면 구조가 절반만 완성됩니다.
올라가는 링크가 있어야 검색 유입으로 들어온 방문자가 “이 주제 전체” 로 이동할 수 있고, 사이트 안에서 그 주제의 중심이 어디인지도 분명해집니다. 규칙은 한 줄입니다 — 새 글을 발행할 때마다 필러에 그 글을 추가하고, 새 글에서 필러를 가리킨다.
지금 있는 글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
처음부터 다시 쓸 필요는 없습니다. 이미 쓴 글을 종이에 늘어놓고 주제별로 묶어 보면, 대개 서너 덩어리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. 각 덩어리에서 가장 넓은 글 하나를 골라 필러로 승격시키고, 나머지가 그것을 가리키게 하면 그날로 구조가 생깁니다.
덩어리가 되지 못하고 혼자 남는 글도 나옵니다.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다음에 무엇을 쓸지에 대한 힌트입니다 — 그 주제로 두세 편을 더 쓰면 새 덩어리가 됩니다.
이 사이트도 같은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. SEO 같은 토픽 아카이브가 필러 자리에 있고 개별 아티클이 클러스터로 붙습니다. 구조를 손보는 김에 사이트 속도와 보안까지 한 번에 정리하고 싶다면 최적화 지원 사업이 그 작업을 한 건으로 다룹니다.
다음 회차
묶는다는 것은 결국 카테고리를 어떻게 짜느냐의 문제입니다. 다음 회차는 카테고리 설계인데, 결론을 미리 말하면 — 하위 카테고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정답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