리뉴얼을 시작하면 사이트 전체를 새로 만들고 싶어집니다. 오래된 화면이 눈에 걸리고, 일관성 없는 부분이 보이고, “이왕 하는 김에” 라는 말이 나옵니다. 그런데 이왕 하는 김에가 가장 비싼 문장입니다 — 범위가 늘어나는 만큼 일정이 늘고, 늘어난 범위 안에는 이미 잘 작동하던 화면도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.
먼저 목적을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
리뉴얼의 목적은 대개 셋 중 하나입니다. 브랜드가 바뀌었거나, 전환이 나오지 않거나, 유지보수가 어려워졌거나. 이 셋은 손대야 할 화면이 서로 다릅니다.
브랜드가 바뀐 경우라면 색 · 타이포 · 로고가 전 화면에 걸쳐 바뀌지만 구조는 대체로 그대로여도 됩니다. 전환이 문제라면 손댈 화면은 전환 경로 위의 몇 장뿐입니다. 유지보수가 문제라면 눈에 보이는 것보다 템플릿 구조와 컴포넌트가 대상입니다. 목적을 한 문장으로 못 적으면 범위도 정해지지 않습니다.
데이터가 범위를 정합니다
앞 회차에서 만든 유입 상위 목록을 꺼냅니다. 각 화면을 두 축으로 나눕니다 — 유입이 있는가, 그리고 전환이 일어나는가. 네 칸이 나오고, 칸마다 다루는 방식이 다릅니다.
가장 중요한 것은 첫 칸입니다. 유입도 있고 전환도 나오는 화면은 이유가 있어서 그렇습니다. 그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, 모르는 채로 전면 교체하면 무엇을 없앴는지도 모르게 됩니다.
그래도 바꿔야 한다면, 표면만
브랜드 리뉴얼이라면 잘 되는 화면도 새 디자인을 입어야 합니다. 그때는 바꾸는 것과 지키는 것을 미리 갈라 놓습니다.
정보의 순서, CTA 의 위치와 문구, 제목, 주소 — 이 넷은 검색 성과와 전환에 직접 붙어 있습니다. 색과 타이포와 여백은 그렇지 않습니다. 앞의 넷을 지키고 뒤를 바꾸면 브랜드는 새로워지되 성과는 그대로 남습니다.
정리하는 화면에도 절차가 있습니다
네 번째 칸(유입도 전환도 없는 화면)은 지우고 싶어지지만, 그냥 지우면 그 주소가 404 가 됩니다. 유입이 없다는 것은 검색 유입이 없다는 뜻이지 링크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— 명함, 옛 광고, 다른 사이트의 링크가 그 주소를 가리키고 있을 수 있습니다. 통합할 대상 페이지를 정하고 리다이렉트로 이어 주는 것이 정석이며, 그 방법은 다음 회차의 주제입니다.
어떤 화면이 검색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SEO 아카이브에 정리돼 있고, 리뉴얼과 함께 성능 · 보안 정비까지 한 번에 맡기고 싶다면 최적화 지원 사업을 참고하세요.
다음 회차
범위가 정해졌습니다. 그런데 정보구조를 다시 그리는 순간 주소가 바뀝니다 — 다음 회차는 주소를 지키는 것이 왜 디자인 결정인지입니다.